이·통장, 강의 내용 반발속 특강 ‘중단’…시, 강사 선정 및 강의 내용 점검 ‘부실’

▲세종시 이·통장연합회 워크숍에서 참석자를 대상으로 한 특강이 파행되며 중단됐다.
▲세종시 이·통장연합회 워크숍에서 참석자를 대상으로 한 특강이 파행되며 중단됐다.

“주민자치회 내용을 왜 여기서. 오늘이 주민자치회 워크숍이야, 이·통장 워크숍이야?”

지난 16일 2022년 이·통장연합회 역량강화 워크숍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통장 워크숍의 두 번째 특강이 진행되는 가운데 강사가 주민자치회 내용을 집중 소개하자 참석자들이 이에 반발해 강의가 전면 중단된 것이다. 

세종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행정의 최일선에서 봉사하는 이·통장의 직무역량 강화 및 사기 진작을 위해 전북 부안군 변산면 소재 한 리조트에서 워크숍이 개최됐다. 

그동안 코로나19로 개최되지 못하다가 이날 하루 일정으로 읍면동 이·통장 및 공무원 등 4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이날 일정은 오전 11시 A강사 특강, 점심식사, 오후 2시 B강사 특강, 화합행사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문제가 된 행사는 현직 대전 지역의 주민자치회장인 B씨의 특강이었는데 당초에 50분 예정이었으나 얼마 되지 않아 중단됐다.  

B씨 강의는 주민자치회 운영 사례 위주로, 주민자치회 내용이 일부 포함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통장 행사에서 주요 내용이 주민자치회로 치중되자 참석자들의 항의가 일어난 것이다. 

특히 말다툼이 오가는 과정에서 강사가 이·통장들의 수준을 지적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참석자들이 더욱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그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과의 친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강의 대상에 맞춰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 기본 상식인데 우리를 모아놓고 시작부터 주민자치회 내용만 얘기하면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행사를 주관한 세종시도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사기 진작인지 우리 화만 부채질하자는 건지 정말 이해할 수 가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결국 시측은 정상적인 강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조기에 강의를 중단시켰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부러 내용을 주민자치로 잡은 것은 아니다. 행사 업체에서 주민자치쪽으로 정통한 이를 소개를 받아 특강을 준비했는데 강의 내용이 주민자치쪽으로 좀 디테일한 내용이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리 확인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강의 내용 같은 것을 좀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좀 미흡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기자의 강의 자료 요청에) B씨가 자료 제공에 동의하지 않아 어렵다. 강의 내용은 주민자치회 운영사례 위주”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동과 관련해 시가 사전 준비 및 행사 진행에 상당히 소홀했다는 비판으로 특히 주민자치회와 이·통장 간에 미묘한 관계가 더욱 고려돼야 했다는 지적이다.

불과 몇 년 전만에도 이·통장이 마을 사업 선정 및 예산 관련해 목소리를 낼 수 있었지만 현재는 주민자치회가 마을 사업 및 예산을 결정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양측의 관계 정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내부적으로 불만의 내재된 가운데 워크숍에서 이런 일까지 벌어지자 그대로 불만이 표출됐다는 설명이다. 

한 이장은 “이·통장들이 민원사업이나 주민예산을 올리면 주민자치회에서 그걸 심사해 결정하는데 이와 관련해 주민자치회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면 지역의 주민자치회장도 “주민자치회가 부각되면서 기존의 이장, 통장들과의 관계가 다소 불편해진 부분이 있다”며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예산이나 사업에 있어) 상호 소통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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