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아파트 임대료 인상 철회 시위…비약적인 세종시 성장속 ‘외화내빈’

▲어수선한 분위기속 치러진 세종의회 지방의회 30주년 기념식에서 전현직 의원들과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속 치러진 세종의회 지방의회 30주년 기념식에서 전현직 의원들과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램마을 7·8단지 주민들이 임대료 인상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도램마을 7·8단지 주민들이 임대료 인상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1991년 4월 연기군의회 개원 ▲2012년 7월 1일 세종시의회 출범 ▲2012년 7월 6일 제1대 세종시의회 개원 ▲2014년 7월 15일 제2대 세종시의회 개원 ▲2017년 4월 12일 세종시의회 보람동 신청사 개청 ▲2018년 7월 2일 제3대 세종시의회 개원 

집행부를 견제하고 세종시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세종시의회가 지난 2일 시의회 청사앞 광장에서 개최한 ‘지방의회 30주년 기념식’이 사실상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도램마을 7·8단지 입주민들이 광장 인근에서 임대료 인상 철회를 촉구하며 기념식에 맞서 집회를 개최했고 이와 중에 기념식수도 뒤늦게 치러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세종시의회 입장에선 1991년 4월 연기군의회 개원부터 현재까지 세종시의회 발전상을 알릴 기회였지만 오히려 비약적인 성장속에 감춰진 세종시의 어두운 면이 여실히 드러난 날이었다. 

이날 기념식 시작 전부터 시의회측과 집회측의 일부 관계자들은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행사장에 강준현 국회의원과 세종시의회 이태환 의장이 입장하고 특히 행복아파트 임대료 인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세종시의 수장인 이춘희 세종시장이 입장하자 야유와 함께 임대료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런 분위기는 기념식 내내 이어져 이태환 의장의 기념사, 강준현 국회의원 축사 그리고 이춘희 시장의 축사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태환 의장은 기념사에 앞서 “주민 의견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 함께 해결할 수 있을지 그런 노력들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준현 국회의원도 “도램마을의 아버님, 어머님 제가 같이 고민하겠다는 약속 드리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주된 비판의 대상이었던 이춘희 시장이 축사를 위해 무대에 오르자 야유는 더욱 커졌다. 

이 시장은 “아주 특별한 자리인데 아마 제가 의회를 불편하게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도램마을 주민 여러분 이 자리는 지방의회 30년을 축하하는 자리로 따로 자리를 마련해 얘기를 하기로 하고 오늘 잠깐 축하의 말씀을 드릴 수 있도록 좀 허락을 해 주셨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럼에도 축사내내 야유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강 국회의원과 이태환 의장, 노종용 시의원 등은 대책을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주민들을 달랬다. 

임영학 위원장이 임대료 인상 철회를 촉구하며 이춘희 시장을 비판하고 있다.
임영학 위원장이 임대료 인상 철회를 촉구하며 이춘희 시장을 비판하고 있다.

도램마을7·8단지 임대료 원상복구 비상대책위원회 임영학 공동대책위원장은 지난 5월 이시장이 주민과의 면담에서 “언제적 원주민이냐” “원주민은 내 욕을 하면 안된다” “원주민을 위해 밤 세워 일하고 있다” “원주민 이야기 하지 마라”며 원주민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주민을 뭘로 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주거 생존권의 문제로 우리 원주민의 어르신의 한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당초 세종시의회 지방의회 3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식수가 예정돼 있었음에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고 뒤늦게 시의원들이 지각 기념식수를 하는 일도 벌어졌다. 
▲당초 세종시의회 지방의회 3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식수가 예정돼 있었음에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고 뒤늦게 시의원들이 지각 기념식수를 하는 일도 벌어졌다. 

임 위원장은 “어르신들 죄송하다. 저희같은 젊은 사람들이 제대로 일을 못해서 무시를 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환 의장에게 “이 시장을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은 18명 시의원들의 장인 이태환 의장”이라며 “훈령, 원주민 얘기하지 말라는 것, 언제적 원주민이라는 것에 대해 세종시의회 의장으로서 사과를 받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파트 임대료 원상복귀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그는 기념식수를 위해 준비한 자리를 가리키며  “기념식수하려는데 (그 자리에) 우리가 있었다. 30주년 지방의회를 하면서 기념식수도 안하는 이춘희 시장이 그렇게 무섭냐”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임대료 인상을 둘러싼 오랜 갈등은 행복아파트의 건립 목적으로부터 출발한다.
행복아파트에는 세종시 출범에 따른 개발로 집과 땅을 강제 수용당한 원주민들 중 1억미만의 보상자 454세대가 거주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6년 11월에 국토부 고시(영구임대주택의 표준임대보증금 및 표준임대료 산정정 기준) 개정으로 지난 2019년부터 재계약시 보증금 및 임대료가 20~100% 인상됨에 따라 세종시 등과 마찰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행복아파트가 지닌 세종시만의 ‘특수성’과 주거복지 ‘보편성’이 대립속에 올해는 갈등이 더욱 격화돼 도램마을7·8단지 임대료 원상복구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행복청과 세종시청, 세종시의회에서 지속적인 항의 집회가 개최되고 있다.  

일부에서 이번 집회가 세종시의회 잔칫날에 어깃장을 놓았다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그만큼 절실하고 세종시청과 세종시의회가 그들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여 달라는 반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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