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예산과 자비로 구매해 각종 행사 등에서 기부…선관위 조사 등 불가피할 전망

▲양승조 충청남도지사의 저서 '위기속 대한민국, 미래를 말하다'
▲양승조 충청남도지사의 저서 '위기속 대한민국, 미래를 말하다'

고일환 충청남도사회서비스원 원장이 양승조 충청남도지사의 저서를 기관 예산과 자비로 구매해 충남도내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행사 등에서 기부한 것으로 드러나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남도사회서비스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충청남도사회서비스원은 지난 해 초 양승조 도지사의 저서 ‘위기속 대한민국, 미래를 말하다’를 구매해 팀별로 나눠주고 직원들에게 보도록 했으며 고일환 원장도 자비로 이 책을 구매해 각종 행사시 참석자들에게 기부해 왔다고 한다.

양승조 지사는 지난 해 초 ‘위기속 대한민국, 미래를 말하다’를 출간했으며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이 달 23일 서울에 이어 27일 천안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진 저서가 바로 이 책이다.

충청남도사회서비스원과 고일환 원장이 직접 구매했다고 밝힌 양승조 도지사 저서 수량은 각각 10권과 5권, 모두 15권이다.

취재를 종합해 보면 고 원장이 각종 행사 때 나눠 준 양 지사 저서 수량은 이 보다 많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선거관리위원회 조사 등을 통해 기부 규모를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 원장은 28일 기자와의 처음 통화에서 기관 예산과 사비를 들여 구매한 것뿐만 아니라 지인으로부터 양 지사의 저서를 전달받아 행사 등에서 사용했다고 밝혔다가 이후 통화에서는 착각한 것이라고 말을 바꿔 기부 규모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의혹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취재 결과 고 원장은 지난 해 6월 충남여성복지시설협의회 종사자들이 참석한 행사에서 강사로 나서 참석자에게 양 지사의 저서를 기부했으며 이 때를 전후해 열린 충청남도사회서비스원 주최 각종 행사에서도 참석자들에게 양 지사의 저서를 나눠준 것으로 확인돼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나온다.

고 원장은 각종 행사에서 양 지사의 저서를 기부할 때 저자가 누구인지 밝히고 책 내용에 대해서도 소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 원장이 자신의 임명권자인 양 지사의 저서를 기관 예산과 사비를 들여 구매하고 각계 인사들에게 기부한 행위는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뿐만 아니라 충청남도 예산으로 운영되는 출자 출연기관 기관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란 비판 여론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공직선거법 제삼자의 기부행위제한 규정에 따르면 누구든지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를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으며 이 경우 후보자 또는 그 소속정당의 명의를 밝혀 기부행위를 하거나 후보자 또는 그 소속정당이 기부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부행위를 하는 것은 당해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 또는 정당을 위한 기부행위로 본다.

충청남도사회서비스원은 2019년 9월 충청남도 출자 출연기관으로 출범한 충청남도복지재단에서 2020년 9월 전환한 기관이며 양승조 지사에 의해 임명된 고일환 원장의 임기는 2019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3년이다.

고 원장은 양승조 도지사 저서 기부 행위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책 내용 중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등은 사회서비스원 업무에 참조할 만한 것이어서 직원들에게 업무개발에 활용토록 했으며 지인들에게는 기관 홍보를 위해 준 것일 뿐 양승조 지사를 위한 기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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