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 매각 타진에 폐쇄 전망도…“시가 도시재생 및 관광 측면서 나서야” 주장 제기

▲조치원권투체육관
▲조치원권투체육관

‘조치원권투체육관’

세종시 조치원읍 새내13길 7번지엔 동그란 깡통을 반으로 쪼갠 듯한 모양의 낡은 건물이 있다.
외관상 봤을 때 어떤 건물로 사용되는지 쉽게 짐작이 안된다.

가까이 다가가 정문 근처의 담벼락에 투박하게 그려진 권투 선수를 보고 나서야 이곳이 권투체육관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건물 출입문엔 조치원권투체육관이라는 간판과 색이 완전히 바랜 복싱체육관이라는 또 다른 간판이 걸려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대형 태극기가 정면에 보이고 복싱 글러브, 샌드백 등 각종 장비와, 이곳에서 촬영한 작품들의 사진, 그리고 4개의 로프로 이뤄진 사각링이 눈에 들어온다.

▲조치원권투체육관 내부 모습.
▲조치원권투체육관 내부 모습.

사실 이 장소를 찾는 사람들은 여러 번 놀란다.

빛바랜 사진을 보는 듯한 낡은 외관과 내부, 여러 매체에 나왔던 사실에, 샌드백을 치고 있는 학생을 보며 여전히 체육관으로 운영된다는 점에 그렇다.

1980년대 아마복싱과 프로복싱 전성기는 사라졌지만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이어가며 이젠 영화, 드라마, CF 등의 촬영장소로 알려지며 조심스럽게 새로운 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곳은 1952년 식량창고 용도로 건립돼 1975년부터 복싱체육관으로 출발해 아버지에 이어 그 아들인 강용덕 관장이 2대째 운영하고 있다.

현대화된 체육관과 달리 초창기 모습으로 일부 수리만을 거쳐 비교적 잘 유지된 것이 매력요소로 이는 각종 영상매체의 촬영을 통해 부각됐다.

 
 

2000년 배우 송강호 주연의 영화 ‘반칙왕’을 시작으로 1번가의 기적, 드라마 ‘반올림’, ‘눈의 여왕’, ‘난폭한 로맨스’, ‘닥터스’ 등이 촬영됐고 각종 CF나 뮤직비디오에서도 등장한다.

어디선가 권투체육관이 나왔다면 이곳을 한번쯤 떠올릴 수 있을 정도는 된 것이다.

벗겨지고 삐거덕거리지만 이제는 학교에서 사라진지 오래된 갈색의 나무 바닥, 조명도 길다란 막대 형광등과 소위 깡통의 창으로 빛이 들어오지만 여전히 어둑어둑하다. 

또한 상대 선수에 펀치를 날리는 그림은 앞에 있는 사각링과 맞물려 승리를 향한 복싱 선수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듯 하다.

강 관장은 “이 체육관은 건립되지 오래돼 낡은 것은 사실이다. 사용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금방 수명을 다하겠지만 이렇게 고쳐가면서 사용하면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굳이 뉴트로(new-tro),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언급하지 않더라도사람들이 상당한 관심을 가질 요소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세종시 내부보다 역으로 외부에서 알려져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찾아오는 매력적인 관광지로 부상할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한 학생이 체육권에서 샌드백을 치며 운동을 하고 있다/
▲한 학생이 체육권에서 샌드백을 치며 운동을 하고 있다/

■불투명한 권투체육관 미래…새로운 대안 고려해야

하지만 이 체육관의 미래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현재 복싱 체육관은 임차해 운영되는데 최근 토지주가 강 관장에게 매수의사를 타진하며 토지를 매각할 수 있음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확정된 것은 없지만 불안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관장과 몇몇 관계자들은 체육관이 보존되며 계속 운영되길 바란다.

강 관장은 “이런 체육관은 전국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들이 찾아오면 운영에 방해받지 않은 선에서 사진을 찍거나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매수하는 것은 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시가 매입해 운영하면서 하나의 관광 명소로 육성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알고 있지만 특별한 후속 대책이나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대부분 이 문제를 알고 있을 것이다. 어느 부서에 대응할지, 실제 가능한지는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치원에서 각종 도시재생사업을 활발히 추진되고 있지만 이곳은 포함돼 있지 않다.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의 도시재생 사업으로 조치원 지역내 한림제지, 정수장시설 등 폐시설을 도시재생의 무대로 조성하지만 이 시설들이 관심과 흥미를 끄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미 외부에 알려지고 운영 중인 시설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시재생이나 관광·체육의 측면에서 이에 대한 시의 종합적인 검토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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