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압설 vs 개인적 판단…‘1월 불출마 선언’ 반복 지적도

▲이충재 전 청장의 당시 행복청장 이임사 장면.
▲이충재 전 청장의 당시 행복청장 이임사 장면.

지난 11일과 12일은 이충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의 잠적 논란에 세종시와 정치권이 놀아난 날이었다.

발단은 지난 11일 바른미래당의 세종시장 후보로 발표가 예정된 이충재 전 청장이 돌연 출마를 포기하고 잠적하면서 시작됐다.

이 전 청장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던 바른미래당은 충격에 빠졌고 당사자와는 연락 두절 상태였다.

이와 관련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이 전 청장은 선거 캠프 구성은 물론 출마에 대비한 선거사무실 임차계약까지 진행하던 상황”이라며 “이번 사건이 악질적인 정치공작에 의한 출마포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당 차원에서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도 이날 “김중로 세종시당 위원장 등이 영입에 노력했고 나도 그 과정 중에 만났다”며 “어제 갑자기 곤란한 상황이란 소식을 전해 들었고 충분히 진상을 알지 못한다. 우선은 진상규명이 순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역단체장 후보 발표와 관련 “사실 이 전 청장 영입을 염두에 두고 했던 말인데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됐다”며 “다른 사람들하고 접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반면에 연락이 두절됐던 이 전 청장은 지난 12일 밤 기자들과의 통화를 통해 정치적 외압이나 비리 연루설 등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가족 반대 및 정치적 한계 등으로 불출마를 선택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일각에서 제기하는 특정 전화 통화 후 활동 중단 등 정치 압력 및 배후설을 전면 부인하고 스스로의 판단임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설령 그 발언을 전면 인정하더라도 지금까지 보인 일련의 행동과는 상당한 모순을 보인다는 지적인데, 그는 세종시장 출마와 관련해 바른미래당과의 접촉이 상당부분 진행됐고 안 위원장까지 만나 출마 발표까지 임박한 상황에서 불출마 입장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특히 지난 1월 자신의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면서 출마를 앞둔 현실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만약 순수한 자신 판단이라면 이 전 청장의 오락가락한 경솔한 처신으로 세종시민과 바른미래당은 우롱당한 것에 불과하다.

이번 일을 지난 1월 말경 이 전 청장의 불출마 선언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그 당시 이 전 청장의 출마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고 실제로 1월 30일에 기자회견이 예정됐다.

하지만 하루전인 29일 이 전 청장은 이메일을 통해 ‘세종시장 선거 출마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로 불출마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세종시장 선거 출마를 고려했지만 정당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우리 시민들 사이에 갈등과 반목이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정치현실의 높은 벽을 절감했고 나의 의지와 역량만으로는 그 벽을 넘기에 부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나는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자 한다.  평생 나를 안타까워하며 묵묵히 기다려 준 아내와 자식들의 품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하며 지지자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의 이런 행태는 상당한 비판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일단 이 전 청장이 개인적 판단임을 강조함에 따라 그를 지지했던 시민 반발과 영입을 기정사실화했던 바른미래당의 타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

숨바꼭질식 해명이 아니라 공개된 장소에서 이충재 전 청장의 명확한 해명과 그에 따른 사과가 뒤따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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