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장내 또 다른 상인회 출현 움직임…소모적인 내부 싸움 ‘골몰’ 비판

 
 

세종시를 비롯해 전국에서 전통시장 살리기에 막대한 돈이 투입되지만 전통시장 경쟁력이 향상됐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따라다닌다.

이런 가운데 조치원 소재 ‘세종전통시장’이 쪼개질 우려에 휩싸여 치열한 생존 경쟁엔 아랑곳 않고 단결은커녕 상인간 분열과 자리 다툼에 연연한다는 비판이다.

세종시 전통시장은 과거에는 조치원시장·조치원전통시장·조치원우리시장 등 3개로 나눠져 있었다. 2013년 3월, 전통시장이 하나의 통합 시장인 ‘세종전통시장’으로 변화하면서 3개의 상인회도 통합해 초대 회장으로 김석훈 현 회장이 선출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세종전통시장내 전체 상인들은 320명 정도로 이중 200여명이 현 상인회인 ‘세종전통상인회’에 가입된 상태다. 신규로 상인회 구성을 추진한는 ‘조치원상인회’는 기존 회원 및 비 회원들을 상대로 가입활동을 벌였고 시장내에선 가입 동의서와 탈퇴서가 돌고 있는 실정이다.

수십명의 기존 상인회원들은 이탈했고 한 시장내에서 서로 회원을 확보하고 유지하려는 소모적인 이전투구 양상에 빠진 모양새다.

세종시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규칙’ 제12조(상인회의 설립과 등록) 1항 ‘제65조 제1항에 시장 및 상점가 상인회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상인의 동의를 얻어 설립하며, 회원은 동일 구역을 업무구역으로 하는 다른 상인회의 설립에 중복으로 동의하거나 회원이 될 수 없다’를 근거로 ‘복수 상인회’ 설립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또한 1항 1호에는 시장 및 상점가 안의 전체 상인의 수가 300인 이상 1천인 미만인 경우에는 전체 상인의 3분의 1 이상 또는 250인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신규 상인회측은 회원 125명(현 상인회 탈퇴 회원 68명 포함)을 확보했다고 밝혀 설립이 임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 개의 시장내 또 다른 상인회의 출현이 전통시장 발전 및 상인 권익 향상에 도움이 될지 여부에 부정적인 시각이 상당한 것도 사실이다.

일단 외부에선 대형마트에 밀려 힘겨운 싸움을 겪는 상황에서 하나로 뭉쳐도 부족한데 끼리 끼리 편을 모아 제살깎아 먹기 경쟁만 한다는 비판이다.

내부적으로도 한 지역에 같은 성격의 두 단체가 생기면서 ‘대표성’을 놓고 갈등과 반목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세종시에는 세종전통시장과 금남대평시장, 전의전통시장, 부강전통시장 등 세종시 4개 전통시장 상인회 연합체인 ‘세종시전통시장 상인연합회’가 존재하는데 세종전통시장만 2개 상인회가 존재해 논란이 예상된다.

전통시장내 파벌싸움이 오래됐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3개 시장으로 나눠져 상인회 간에 알력 다툼이 빈번해 각종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어려웠다. 또한 같은 상인회에서도 갈등이 존재해, 이를 극복하고자 하나의 시장, 하나의 상인회로 출범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또 다시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에 일부에선 통합정신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상인회 구성을 추진하는 최주은 회장은 “일부 사람들이 모르고 하는 말이다. 예전에는 세 개의 시장으로 나눠져 서로 알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 시장에 상인회가 추가로 하나 생기는 것으로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금 시장이 너무 침체됐다. 두 개의 상인회가 존재로 인한 갈등과 분열보다는 서로간이 경쟁과 협력으로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우리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사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종전통시장의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한 시장 상인은 “장사도 안 돼 힘든 마당에 시장은 항상 시끄럽다. 그냥 이꼴 저꼴 안 보고 조용히 장사만 하고 싶다”고 그 속내를 비췄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