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이 마지막 장이 되면서 학교는 이어지는 평가로 분주하다.

기말고사를 마친 3학년 학생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첫 번째의 선택지에 서 있고, 1학년 학생들은 기말고사 준비, 봉사활동 등 낯설었던 1년을 갈무리하기에 여념이 없다. 교원평가와 근무평정의 주무부서인 연구부 선생님들에겐 학교 평가까지 코앞에 기다리고 있다.

교사가 자신의 교육활동을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의 입장에서 평가받고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다.

특히 학생과 ‘교감이 있는 교육 활동’을 위해서는 가르치는 입장에서 벗어나 학생 입장에서도 성찰해봐야 한다. 마치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는 것과 같다. 하지만 전면 실시 4년째인 교원평가가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교원평가 제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교마다 홈페이지에 교원평가가 어떻게 달라졌는가에 대한 상세한 안내문이 게재되어 있다.

특히 학부모 만족도 조사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평가 대상을 담임교사 중심으로 바꾸는 등의 개선 방안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가정통신문을 몇 번씩 보내고 회신서와 학급별 통계를 내는 일들을 다 벌이고 나서도, 학부모 조사에 참여한 학부모 비율이 전국적으로 40% 수준에 머물렀다.

교원평가를 적극 요구하던 학부모단체들이 교원평가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은, 이러한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교원의 전문성 함양을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와 함께, 또 하나의 교원평가인 근무평정 제도 역시 올해도 어김없이 실시되고 있다. 근무평정은 말 그대로 근무 결과를 평가해 순위를 정하여 인사와 보수와도 연관되는 ‘강한 교원평가’다.

교원평가 도입 목적 중의 하나가 근무평정의 비효율성을 근거로 삼았지만, 교원평가 도입 후에도 제도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매년 두 가지의 평가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성과급 평가까지 포함하면, 세 개의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교직 사회의 획기적인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승진을 앞둔 교사들이 0.125점을 더 얻기 위해 가산점과 근무 평정 제도의 등급을 둘러싸고 벌이는 안타까운, 순위다툼이 여전히 교사들을 우울하게 할 뿐이다.

교장은 2월이 되면 사나흘씩 교육청에 불려갔다.
학부모가 20, 30명씩 몰려와 “내 자식이 왜 하필 이 학교에 배정됐느냐”고 따졌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