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규모학교육성 협의대상 선정…주민·학부모 “사실상 폐교 수순” 반발

▲‘꿈을 키우는 행복 청주교육’이라는 글을 배경으로 상봉초등학교 폐교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꿈을 키우는 행복 청주교육’이라는 글을 배경으로 상봉초등학교 폐교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세종·충북 따지며 아이들 데리고 장난마라”
“충북 교육감 ‘작은 학교 살린다’ 공약하더니 폐교가 웬말이냐?”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상봉리 평범한 농촌마을의 작은 학교인 ‘상봉초등학교’ 가 난데없이 폐교 논란에 휩싸여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상봉초 폐교론 이면에는 학생들에 대한 지역적 차별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지난 2005년 공동학구(세종시 전동면 심중1~2리, 조치원읍 신안3리) 시행에 따라 인근의 신안3리에서 학생들이 이 학교에 다녔고 특히 올해는 상봉초 50명 재학생 중 2명을 제외하면 모두 세종시 출신으로 굳이 충북도교육청(청주시교육지원청) 예산으로 타 지역 학생들을 위해 학교를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인근 오송읍의 오송바이오 지구 등 대규모 개발에 따라 오는 2020년 초등학교 신설을 계획하는 만큼 이와 연계해 상봉초를 적정규모학교 육성이라는 명목하에 재학생 60명 기준 이하의 초등학교로 선정, 통·폐합 수순을 밟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교육당국의 밀실행정으로 이런 움직임을 학부모와 주민들은 불과 10·11일을 전후로 뒤늦게 인지했다는 사실에 더욱 분노했다.

충북도육청 및 청주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소규모 학교를 중심으로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추진하면서 7개교를 선정해 5월 한달 동안 현장 방문을 진행 중으로, 상봉초는 5월 18일과 25일 두차례 예정됐다. 학부모와 주민들에게 참석 요청하는 과정에서 폐교 움직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결국 교육당국이 내부적으로 폐교 방침을 정해 놓고 이제와서 학교 현장을 돌며 협의한다고 떠들고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폐교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이 폐교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말이 딱 맞다. 아이들에게 인성과 꿈을 키워줘야 할 교육 당국이 아이들이 동심을 짓밟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우리 학교보다 학생수가 더 적은 학교도 많다. 세종·청주 따지며 학생들을 상대로 장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요즘에는 소규모 학교를 선호하는 학부모도 많고 실제로 상봉초에 좋은 점을 보고 타 지역에서 오는 상황에서 이젠 학교의 존폐를 놓고 걱정하는 사실이 답답하다. 이걸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반문했다.

주민들도 학교가 마을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사실에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상봉초를 나왔다는 한 주민은 “도대체 누구 마음대로 학교을 없애려고 하는 지 모르겠다. 나랏돈으로 학교 운영하면서 지역 따지지 않고 학생들을 잘 가르치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시와 달리 시골 마을에서 학교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이를 결단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학교를 찾아 여러 안들을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것으로 이 안중에 오송 개발에 따른 2020년 학교 신설도 염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종시 지역 학생들이 대다수라 선정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충북학생이 많아도 마찬가지로 기준에 맞는다면 진행됐을 것”이라며 “이 사안에 대해 학부모 60%이상이 반대하면 진행하지 않는다 것이 우리의 기본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다만 “연차적인 계획에 따라 학교를 선정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연차 계획내 선정 학교 우선 순위’에 대해선 명확히 답변하지 못했다.

▲학교 폐교 위기로 인해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모습을 더이상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학교 폐교 위기로 인해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모습을 더이상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인근의 한 주민은 “학생 감소를 막기 위해 공동학구를 시행해 (세종시 지역) 학생들을 유치했고 그래서 지금까지 상봉초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며 “ 그런데 이제와서 타 지역 학생이니 다 나가라고 등떠미는 것을 누가 인정하겠느냐. 학부모들과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